밤새 자는사이 간호사가 다녀가며 혈압과 심전도를 체크한다.
옆 침대 할아버지는 커텐너머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허리가 부러지셨단다.
밤새 끙끙거리셨다. 허리가 부러진걸 모르고 한의원에서 침만 맞으셨단다.
많이 아프셨을듯하다.
팔에 링거와 심전도 기계를 달고나니 진짜 환자같다.
아침 일찍 의사선생님이 왔다간다.
오늘 수술이 3건인데 마지막 타임이라 12시 전후로 될것 같다고 한다.
그냥 기다리다가 부르면 오라고 한다.
시간이 정말 느리게 간다.
전극도자절제술로 관을 심장 근처까지 넣는데,
심장 바로 옆에 식도가 붙어있기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식도에 구멍이 날수도 있다고 한다.
확률은 낮지만, 식도에 구멍이 나면 세상 하직이 다음순서다.
그럴리 없겠지만, 두렵긴 하다.
시술실로 내려가다.
12시가 되자 간호사가 와서 내려간다한다.
침대 채로 입원병동 안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시술실 앞에 대기실에 기다린다.
앞타임 환자가 시술실에서 나온다.
오십대쯤 되는 여성분이시다.
이번이 처음시술이라 한다.
그 환자의 보호자에게 재발률은 10%정도라고 의사가 말한다.
그 10%에 내가 있어서 나는 여기 다시 온거라고 이야기해준다.
대기실에서 잠시 대기한다.
의사들이 분주하다.
내 차례 준비를 하나보다.
시큰한 냄새가 마음의 준비를 저절로 시켜준다.
시술실 들어가기 전에 담당 주치의가 온다.
오늘의 시술은 두번째로 하는거라 재발률이 5~10프로라고 한다. 그건 그냥 숫자에 불과하다.
지난번에 못잡고 놓친 세포를 찾아서 절제한다고 설명 한다.
의사선생님들이 시술실 안에서 시술도구의 비닐을 벗기고 있다.
시술실로 이동한다.
나는 무서워서 수면마취를 선택했다.
수면마취 없이 국소마취로 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자는 사이 어떤 일들이 있을지 그냥 상상만 한다.
동거녀는 밖의 대기실에서 기다린다.
시술이 끝났다.
2시가 되어 다시 대기실로 나온다.
생각보다 짧게 끝났다.
다섯시간 걸린 첫번째 시술과는 확연히 다르다. 정신은 없지만 뭔가 느낌이 좋다.
의사와 동거녀가 시술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아주 강하게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세포를 찾았다고.
그 세포를 없애고 나니 심장이 정상으로 박동한다고 한다.
시술은 최소한으로 했다고 한다.
감사한 이야기다.
30분정도 대기실에서 마취가 깨기를 기다린다.
중환자실은 안가도 된다. 감사하다.
마취가 슬슬 깨어온다.
시술이 잘 되었다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날아갈것 같다.
심장초음파도 이상하리만큼 정상이다.
갑자기 배고픔이 밀려온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시술도 식후경은 안되나.
저녁까지 금식인데...
동거녀가 먹던 뻥이요를 입에 넣어준다.
누워서 마취도 덜깬채 받아먹는다.
저여자 재밌다고 웃는다.
시술 들어가기 전까지는 배고픈것도 몰랐는데
사람정말 간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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